전통의 자가진단법

2. 기혈의 흐름과 질병과의 관계

우리는 우리의 몸이 활동하는 데 있어서 아무런 문제점도 없을 때 흔히 기능적인 몸의 조건이 충만하고 기가 창달되고 기혈의 흐름이 평정(平靜)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때때로 그렇지 못할 때가 있다. 기가 막힌 상태, 기가 부족한 상태(특히 신경질적인 상태), 기의 과잉 노출 상태 등이다. 이처럼 기에 이상과 질환이 생기게 되면 각기(脚氣 : 다리가 붓고 맥박이 빨라지며 전신 권태 등의 증상이 나타남)가 오고 마음이 무겁고 답답해지면서 당장이라도 미칠 것만 같은 느낌이 온 다. 심할 경우 심내막염(心內膜炎) 등도 온다.
기혈의 흐름과 관계가 있는 질병과 증상들은 다음과 같다.

① 양쪽 팔꿈치에서 기가 정체한다면 간(肝)과 심장(心臟)에 사기(邪氣 : 몸을 해치고 병이 나게 하는 나쁜 기운)가 침범한 증거이며

ㆍ얼굴이 화끈거린다.
ㆍ가슴이 답답해진다.
ㆍ목소리가 가냘프고 쉬게 된다.
ㆍ피부가 하얗게 된다.
ㆍ기력이 없어진다.
ㆍ상완(팔)에서 팔꿈치 또는 전완(손에서 손가락까지)에서 새끼손가락에 이르기까지 차거나 아프거나 저리는 증상이 온다.

② 양쪽 겨드랑이에서 기가 정체한다면 간(肝)에 사기가 침범한 증거이며

ㆍ갈증이 나며 답답해진다.
ㆍ구역질이 난다.
ㆍ결단력이 부족해진다.
ㆍ마음이 초조해진다.
ㆍ몸에 한기가 돌고 열이 난다.
ㆍ성기가 아프고 정력이 떨어진다.
ㆍ눈이 어두워지고 각종 눈병이 발병한다.
ㆍ여성은 요통이 생기고 밤에 오줌이 안 나오며 하복부에 긴장감이 온다.

③ 양쪽 넓적다리에서 기가 정체한다면 비장(脾臟)에 사기가 침범한 증거이며

ㆍ명치와 위 근처가 아프다.
ㆍ구역질이 나고 트림이 난다.
ㆍ변비가 생긴다.
ㆍ발이 차가워지면서 무릎이나 넓적다리가 붓는다.
ㆍ불면증이 나타나고 이명증이 자주 일어난다.

④ 양쪽 다리 무릎 오금에서 기가 정체한다면 신장(腎臟)에 사기가 침범한 증거이며

ㆍ입 안이 마르고 화끈거린다.
ㆍ배가 고파도 식욕이 없다.
ㆍ설사가 쉽게 난다.
ㆍ앉아 있다가 일어서면 현기증이 난다.
ㆍ몸에 활력이 없다.
ㆍ허리를 못 쓰거나 정력이 떨어진다.
ㆍ관절에 통증이 일고 쉽게 피로해진다.

⑤ 우리 몸에서 기의 흐름이 막히면 혈(血)은 울혈(鬱血 : 정맥혈의 흐름이 방해를 받아 장기나 조직에 혈액이 고여 있는 상태)이 되고

ㆍ얼굴이 화끈거리고 가슴이 뛴다.
ㆍ눈이 노래진다.
ㆍ가슴과 옆구리에 결리는 증상이 온다.
ㆍ팔에서 팔꿈치, 손끝까지 통증이 오면서 손가락이 화끈거린다.

⑥ 기가 부조(不調)의 상태가 되면 혈(血)은 조혈(稠血 : 피가 빽빽하게 많은 상태)이 되며

ㆍ코가 막히고 가끔 코피가 난다.
ㆍ입 안이 마르고 이가 아프다.
ㆍ목덜미 또는 어깨가 아프다.
ㆍ집게손가락에 통증이 온다.

⑦ 기가 폭기(爆氣) 상태가 되면 분노로 상기(上氣)될 수 있는데, 이것은 간장(肝臟)이 나빠졌기 때문이며 서로의 조화가 깨져 두통이나 두훈(頭暈)이 찾아오며

ㆍ초조해지고 결단력도 부족해진다.
ㆍ갈증이 나면서 가슴이 답답해진다.
ㆍ정력이 떨어지고 성기가 아프다.
ㆍ구역질이 나고 설사가 나기 쉽다.

따라서 우리 몸에서 기의 흐름이 정체하지 않도록 항상 조심하는 일이 중요하다. 아울러 혈의 산성화(酸性 化)를 방지하기 위한 식품의 배려 등으로 기의 정체, 부조 또는 폭기 등에 주의를 기울여 기의 흐름이 항상 순 조롭도록 도와야 한다.